'은행 주담대' 금리가 더 싸네…43조 특례론 '갈아타기'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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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23.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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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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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은 차주들의 대출 갈아타기 조짐이 감지된다. 지난해 43조원이 신청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동이 본격화될 경우 이를 유치하려는 은행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주담대 금리는 3.43~5.48%에 형성됐다. 혼합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지난해 11월 초 4.733%에서 전일 3.891%까지 하락하면서 혼합형 주담대의 금리도 함께 떨어졌다.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자 지난해 43조원(유효신청 기준)이 풀린 특례보금자리론의 '갈아타기'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은행 창구에는 특례보금자리론의 대환대출 문의가 크게 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아 갈아타기에 자유롭다.

1년 전 출시 당시만 해도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는 4.05~4.55%(일반형 포함)로 주요 은행의 혼합형 금리보다 낮았다. 지난해 초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82~6.76%로 금리 하단이 특례보금자리론 상단보다 약 0.3%포인트(p) 높았다.

낮은 금리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예외 등이 겹치며 특례보금자리론은 큰 인기를 끌었다. 신규주택 구입용도로만 28조1279억원이 신청되면서 주담대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자금 소진으로 지난해 9월부터는 일반형 공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이달 특례보금자리론의 우대형의 금리는 만기에 따라 연 4.50~4.80%이다. 30년 만기의 경우 금리가 4.70%로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등 추가 우대금리(0.8%포인트)를 최대로 받아야 금리가 3.90%이다.

이미 시중은행의 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특례보금자리론보다 금리 경쟁력이 높은 상황이다. 3%대 대환이 가능하다면 일부 특례보금자리론 차주는 갈아타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금리도 향후 5년간 고정된다.

대환 규모가 커지면 주금공의 MBS(주택저당증권) 발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례보금자리론 자금을 MBS 발행으로 조달했는데, 조기상환으로 이탈자가 많아지면 발행한 채권의 만기를 맞추는데 어려움이 가중된다.

이달 초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가 주담대까지 확대되면서 '대출 갈아타기'에 대한 차주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 9일부터 개시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4영업일 동안 1조원 규모의 대환대출 서비스가 신청됐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을 은행에서 취급한 후 주택금융공사가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금융회사 간 이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할 당시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 갈아타면 된다는 안내를 했다"며 "다만 생각보다 금리 인하 시점이 빠르게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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