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가계빚 총액관리"
"소비자 피해 클텐데"…금감원도 당혹
"소비자 피해 클텐데"…금감원도 당혹
19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이달 24일부터 오는 11월 말까지 주담대는 물론이고 전세대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단체승인대출(아파트집단대출) 등 주요 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대출에 대해선 신규 대출은 물론 증액, 재약정까지 모두 취급하지 않는다.
주택은 물론 주택 외 토지, 임야 등 비주택까지 모두 중단 대상에 포함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액 관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대출 상품을 중단한 것"이라며 "오는 23일까지 접수한 대출까지는 기존대로 대출이 나간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들의 혼란을 걱정하고 있다.
전격적인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는 당국의 지나친 부동산 규제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반응이다. 농협은행은 서민용 대출 상품이나 긴급생계자금 등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하지만 일반적인 부동산대출 자체는 11월까지 막혔다.
일각에선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대출 규제 강화가 예고됐는데도 대출 총량 관리를 잘하지 못했고, 이것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결국 '집값 상승 및 내 집 마련 수요 증가→농협은행 주담대 급증→대출 목표치 초과→대출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당국은 농협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 여신(대출) 담당 임원들을 불러 모아 올해 연간 대출 목표를 중간 점검했고, 농협 등 일부 은행들이 연간 대출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은 다른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쳐 대출이 가능한 곳에 수요가 쏠려 '풍선효과'가 나타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들 중에는 농협처럼 올해 대출 증가 상한선을 넘긴 곳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농협은행의 전격적인 대출 중단 결정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대출을 관리하는 다양한 방법도 있을 텐데, 대출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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